<211호 현장의 소리>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이현규 과장을 만나다!
Introduction
‘사람과 사람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삶의 최고 가치로 생각하고 오늘 하루를 살고 있는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이현규입니다. 남해에서 나고 자라면서 좋은 친구들과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학업에 가장 충실해야만 했던 시기부터 뭔지는 모르지만 나름의 가치를 쫓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이미 ‘이현규’라는 사람의 가치관은 완성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Work
제가 몸담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은 정부로부터 국민연금 업무를 수탁하여 집행하는 산하기관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임용되어 이번 달 말이면 만 17년을 채우게 됩니다. 하루하루 그리고 매년 치열하게 일했다고 생각하며, 아직도 신선한 초보라는 마음가짐이었는데 돌이켜 보니 엄청난 시간이 지나있었습니다. 회상해 보니 그저 웃음만 나옵니다. 저는 공단 재직기간 중 홍보, 대외협력, 사회공헌과 관련된 업무를 10년 정도 했습니다. 이런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을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첫째는 공단 내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공단은 대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매우 소홀했다는 점입니다. 적은 인력으로 많은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외부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그럴 필요성이나 당위성도 없었다고 판단되었으리라 봅니다. 두 번째로 공단에서 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도나 공단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것이 없으니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생겨났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생활수준이 엄청나게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이웃이 많습니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모두 소통 부재의 결과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이 우리 공단에도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우리 공단의 경영 슬로건은 ‘국민을 든든하게 연금을 튼튼하게’입니다. 즉 최상의 연금서비스 그리고 장애관련 복지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의 행복한 삶에 공헌하는 것입니다. 이 자체로도 사회적으로 충분하게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Knowhow
‘많이 알아야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라는 것이 저의 마음가짐입니다. 대외관련 업무를 하면서 가장 눈여겨보는 것이 바로 다른 기관이나 시설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우리 공단의 사회공헌은 업무 연관성이 높은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것을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공단의 사회공헌이나 대외협력이 노인분야, 장애인분야 등으로 전문화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업무와 관련 있는 분야 그리고 우리 공단의 현실에 접목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이것이 바로 업무 노하우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Episode
공단 내부사정상 당분간 사회공헌기금 공제를 못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매월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사업들이 당장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부산연탄은행입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후원을 당분간 중단한다는 말씀을 드려야하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의 마음을 아셨는지 강정칠 대표께서 먼저 후원을 중단하느냐고 말문을 여셨습니다. 안타깝지만 당분간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고 말씀드리니 잘 아셨다고 그동안 이만큼 후원해 준 것만도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고 하시더군요. 안도현님의 시에 나오는 연탄처럼 강정칠 대표의 열정은 정말 뜨거웠습니다. 강대표님과 많은 할머니들을 뒤로하고 빨리 돌아섰습니다. 강대표님과 연탄은행 직원들의 열정에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서 마주볼 수 없었기에 그랬습니다. 우리사회가 아직 이렇게 움직이는 것이 우리 분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런 분들의 노력이 있기에 그나마 더 건강함을 유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라는 말이 있는데 부산연탄은행 강정칠대표를 만나면서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욕심이지만 저도 강대표님 처럼 숨어있는 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Special
국민연금 기금이 500조를 훌쩍 뛰어넘고 국내에서 가장 자금력이 큰 기관이라는 관련 언론보도를 많이 접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보도 때문에 저희도 곤란을 겪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돈이 많으니 사회공헌이나 대외협력 프로그램에 금전적으로 많은 지원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세간의 오해 때문입니다. 우리 공단의 사회공헌기금은 물론 공단 예산에서도 일부 지원을 받지만 대부분은 직원들의 급여에서 공제하여 적립된 기금입니다. 공단이 수익사업을 하는 기관이 아니라서 사실 재원이 한정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거대 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보니 국회나 감사원 등의 감사는 물론 사회는 기금관리에 높은 수준의 잣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즉 국민의 노후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기금은 책임준비금이지 공단의 활동이나 어떤 프로그램에는 전용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 직원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닌데 매월 원천공제를 하다 보니 어떤 분들은 공제여부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금전적 지원이 어려우면 몸으로라도 공헌하겠습니다. 물론 그게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물질적 풍요로움보다 정신적 풍요로움이 중시되는 사회,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사회를 꿈꿉니다. 그런 사회를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를 하며 살고 싶고, 제가 몸담고 있는 국민연금공단과 관련된 국민연금제도의 강점을 미래세대에 잘 전달하고 싶습니다. 제가 치열하게 했던 모든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기 보다는 ‘그 사람 참 열심히 했다.’라는 이미지로 남았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 노수연 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