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호 현장의 소리>
부산시사회복지사협회 임정환 과장을 만나다!
부제 : ‘사회복지사를 당사자로 여기는 부산시사회복지사협회 임정환 사회복지사와의 신나는 인터뷰’
Introduction
“꽃을 만드는 사회복지사”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 - 김춘수의 꽃
이름을 불러주는 일에 매력을 느껴, 아직까지 그만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꽃을 만드는 사회복지사’ 임정환입니다.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이런 슬로건은 대학 때 현장실습을 하면서 슈퍼비전 받았던 내용을 기초삼아 스스로 만들어 본 애칭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꽃)들에게 물과 양분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당사자(꽃)들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즉, 이름을 불러주는 일을 소명으로 생각하며 하루하루 사회복지사로서의 삶을 이어 가는 대한민국의 80만 사회복지사 중 1명입니다. 사회복지사로 공적을 인정받은 표창보다는 2009년 KBS 전국노래자랑, 그것도 연말결선에서 무려 ‘인기상’을 받은 것을 조금 더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회복지사이면서, ‘복지’ 빼고는 모든 것을 잘 하는 복지사, 노래하는 사회복지사 등으로 저를 알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Work
“현재는 사회복지사들을 당사자로 보고 보수교육을 매개로 사회사업 실천 중”
종합복지관의 가족복지팀을 거쳐 장애인복지관에 잠깐 몸을 담은 뒤, 지금은 부산시사회복지사협회에서 부산의 4,000여 사회복지사들의 보수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보수교육 전담 매니저입니다. 사회복지사 보수교육은 2009년부터 법제화되어 저도 신입 때부터 지금까지 사회복지사 보수교육을 이수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법인, 기관에 소속되어 있는 사회복지사는 1년에 8평점의 의무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것은 알고 계시죠? 전국적으로 지방사회복지사협회를 포함하여 약 50여개의 보수교육 실시기관이 있는데, 현재 부산은 타 지방과는 다르게 거의 유일하게 부산사협회에서만 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전통적인 사회복지현장에 있는 대다수 부산 사회복지사들을 1년에 1번 이상 만나 뵙고, 그분들이 가진 고민을 ‘고민’하는 아주 매력적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일과는 조금 거리가 있겠지만 그냥 ‘복지사’가 아니라 왜 ‘사회복지사’인가? 에 대한 고민을 하는 중에 있습니다. 사회복지가 사회정책과 사회사업의 합집합 개념임을 떠나, 현재 대한민국에서 ‘사회복지사’라 불리며 일을 하는 우리의 정체성과 방향에 대해서도 나름 깊게 고민하는 부분 역시 중요하기에 ‘Work’ 세션에 함께 언급해 봅니다.
Knowhow
실천과 관련해서는 경력과 상황에 따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술, 노하우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지금은 ‘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관계형성을 위한 7대 원칙, 라포, 그 외 관계와 관련 있는 다양한 이론들을 학부와 현장에서 직·간접적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이런 ‘관계’의 중요성이 너무도 익숙하여 보수교육이나 프로포절 등을 작성하면서 이론을 접하게면 오히려 어색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나 중요한 ‘관계’가 사실 사회사업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계를 통해 시작해서 관계를 회복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일, 그것이 현재 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노하우입니다. 직접적인 업무와 관련해서 조금 말씀드리면, 현재 교육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보니, 많은 분들께서 교육의 주제나 강사를 선정하는 자문을 저에게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에는 제게 조금의 여유만 있으면 단순히 강사의 연락처나 교육 주제만 공유하기보다는 해당 교육을 기획하는 기관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해당 기관의 교육 효과를 높일까 하는 고민을 각 기관 담당자와 함께 나누려 합니다. 그러다보면 그 기관의 담당자와도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저의 교육 기획에도 도움이 되곤 합니다.
Episode
기록에 대한 게으름으로 인해 적지 않은 현장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이 부족합니다. 최근 개인 블로그를 개설하여 (그마저도 바쁨을 핑계로 제때 기록하지 못하지만) 사회사업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려 애쓰고 있습니다. 보수교육을 하면서 일어난 에피소드 역시 아주 많은데요. 대표적으로 보수교육 통장에 ‘보수교육비’라고 적어서 보내주신 분, 그리고 동명이인 사회복지사, 지각과 자리이탈로 인한 담당자와의 실랑이들이 그것입니다. 그렇지만 스스로 만족하면서 당사자 관점에서 성공했다고 느끼는 잘 기획된 교육이 끝나고 난 뒤 “교육 잘 들었습니다”, “수고많았습니다”라는 하루하루 삶 속에서 묻어나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지금의 저를 지탱하는 아주 큰 힘입니다.
Special
범죄자 아닌 이상, 좋은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다 보면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말 한 번쯤은 들으셨을 겁니다. 그러한 외부의 프레임에 사회복지사 역시 스스로 그 프레임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사회복지사들이 이런 좋은 일을 전문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1년에 8시간이지만, 그리고 모든 사회복지사의 만족은 어렵겠지만 저와 함께한 보수교육을 통해 단 1명의 사회복지사라도 전문적으로 좋은 일 하는데 있어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지금의 저의 소임은 다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좋은 일 하시네요?”에 대한 대답에 상황도 사람도 다르기에 정답은 없겠지만 각자의 답으로 사회사업을 실천하는 사회복지사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하면서, 관계를 위한 고민 함께 나누어 보시지 않으시겠어요? 010-7179-5050(보수교육 관련 문의는 정중히 사양합니다.^^)
인터뷰 : 노수연 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