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중학교 강민경 교육복지사>
1. 선생님 소개와 담당하고 계시는 업무에 대해 짧게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저는 온천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8년 차 교육복지사 강민경이라고 합니다. 업무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많고 그 외의 시간은 서류작업이나 프로그램 기획을 합니다.^^
교육복지도 평가를 받기 때문에 서류작업이 굉장히 많아요. 특히 평가가 다가올 때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서류작업만 하고 있기도 하거든요. 그때는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찾아와도 제대로 이야기도 못 들어줬어요. 그런데 평가가 끝나고 보니 학생들이 교육복지실을 안 찾아오더라고요. 충격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제가 있는 이유가 학생들이 찾아주기 때문이거든요. 그리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생활하는 것이 학교에 제가 존재하는 이유인데 서류작업에 학생과의 시간을 미뤘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이 다가오기 직전에는 서류작업을 잠시 접어두고 테이블에 앉아 학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요.^^ 그리고 테이블에 앉아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또 조언해주고 합니다! 이 시간은 제게 정말 중요한 일과에요.
2. 교육복지를 하면서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가치는 무엇인가요?
지금의 제 가치는 중재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전에는 제가 담당하는 학생, 학부모의 입장과 상황을 전달하는 대변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학생의 이야기와 학교의 이야기를 중간에서 조율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하더라고요. 이 역할을 함으로써 서로의 관계가 좋아질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부모님의 경우 학교의 상황을 오해하고 계시고, 담임선생님의 경우 학생의 가정환경을 잘 알지 못하다 보니 서로의 관계 에 오해가 생길 때가 있어요. 학생-학부모-학교와의 연결고리가 원만하게 잘 이어질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교육을 신뢰하고, 교육을 통해 미래를 꿈꿀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게 제 일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가치는 시간이 지나고 일을 할수록 바뀌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학교와 학생의 특성에 따라 각 학교의 교육복지사 선생님들의 가치도 다 다르다고 생각하구요. 저는 학교에 들어와 사회복지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듣는 말 중 “학교 다니기 싫어요.”라는 말을 들어요. 그래서 1, 2, 3학년을 지나 학생들이 졸업할 때면 “내가 학교를 잘 다녔구나”, “학교에 다니면서 힘든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즐거운 기억도 있어”라는 생각을 해준다면 정말 보람과 행복을 느낄 것 같아요! ^^
3. 복지의 영역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영역과 협업이 필요합니다. 이는 학교에서도 같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생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교사들과의 협업도 많을 것 같은데요. 선생님이 네트워크를 다졌던 방법! 궁금합니다!
저의 최대 강점이 ‘친화력’입니다. ^^ 그래서 선생님에게 업무적으로 다가가기보다 인간 대 인간으로, 학생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힘들었던 고충을 이야기하다 보면 친해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진행돼요. 그리고 부별로 업무회의 이외에 티타임이 있다고 하면 항상 참석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어울리고 이야기하다 보니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업무 이야기나 정보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게 되더라고요. :)
4. 교육복지사는 대부분 혼자 근무하고 계십니다. 혼자 근무하는 것의 어려움은 없나요?
저희가 가끔 이야기하는 게 교육복지실은 ‘1인 종합사회복지관이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만큼 다양한 일을 혼자서 하고 있어요. 소진이 오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변화하는 모습에 교육복지사 선생님들이 열심히 일하고 계세요. 그럼에도 어려운 부분이 많은건 어쩔 수 없죠. 특히 혼자 일하다 보니 제가 잘하고 있는지 사업의 방향이 맞게 가고 있는지, 학생들 사례관리를 이렇게 하고 있는게 맞는지 다양한 부분에서 슈퍼비전을 받고 싶을 때 제게 이러한 조언을 줄 사람이 없는 게 힘들어요. 내부에 없기 때문에 외부에 찾으러 나가면 그분들이 저희 학교의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니까 제대로 된 슈퍼비전이 이루어지기 어렵죠. 이럴 때 혼자라는 게 참 힘듭니다. 그래서 부산교육복지사협회를 만들어서 좋은 아이디어와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 공부해야 할게 참 많이 남은 것 같아요~!
5. 학교 내 사회복지를 실천하는 교육복지사! 정말 필요한 존재이지만 외부에서 아직은 상담교사와 교육복지사의 역할의 다름을 모르는 분들이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교육복지사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학교 내 교육복지사와 전문상담교사가 있어요. 외부에서 상담교사와 교육복지사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다 보니 두 직종 중 한 직종만 학교에 있으면 되지 왜 두 직종 다 학교에 있냐! 라는 시선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 학교만 봐도 저와 상담선생님의 역할을 뚜렷이 다르거든요. 상담선생님이 개별상담을 통해 학생의 환경적 문제를 발견하면 그건 선생님이 직접 해결하기가 어려워요. 그럴 때 상담선생님이 제게 의뢰를 하여 저는 그 학생의 집에 가정방문을 하고 어려움을 파악하죠. 그리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하게 돼요. 그리고 저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학생이 항상 하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이야기를 나눴을 때 개별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상담선생님에게 의뢰를 하여 학생이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자원연계와 서비스 제공이 저의 역할이면 상담선생님은 학생의 전문상담이라고 할 수 있죠.
항상 서로의 역할이 다름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 조금 어렵습니다. 그리고 사회복지는 사람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보니 수치 이외에 다른 것들이 존재하는데 평가는 늘 수치로 진행되다 보니 이게 맞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긴 하지만 때때로 제가 아이들의 변화를 느끼는 것 이외에 담임선생님이 학생의 변화를 느끼고 나아가 교감선생님, 교장선생님이 느끼실 때 제 일의 최대 증명이라고 생각해요.
6. 마지막으로 현장의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들려주세요.
지금 교육복지사 선생님들은 과도기에 놓여있습니다. 임금이 동결되는 사태를 겪었고, 교육공무직이라는 새로운 근무환경에 놓이게 되면서 학교비정규직과 교육복지실천전문가라는 입장 차이에서 오는 정체성 혼란도 겪고 있습니다. 저희도 사람인지라 인정의 욕구가 있지만 교육복지사가 하는 일의 가치와 중요성을 실질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에요. 그래서 교육관련기관에도 교육복지가 사회복지의 한 분야로, 그리고 외부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각 학교에서 어쩌면 외롭게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 교육복지사 선생님들이 조금 더 견뎌주시고, 부산교육복지사협회라는 이름으로 교육복지사업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협회활동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바쁜신 와중에 인터뷰 시간을 내주신 강민경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 부산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