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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른이 되고 싶다: 그런데, 어떤 어른?

 

어른이 된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아재, 개저씨, 아줌마, 김여사 등등 이런 류의 것들을 상상하는 분들은 많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로 성숙하게 행동하며, 합리적으로 의사결정하고, 무슨 일이든 당황하지 않고 해내며, 소신껏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등 마치 옛 영화에 나오는 OO맨 같거나 ‘성인군자(聖人君子)’에 가까운 의미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모습을 꿈꾸는 것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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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어른이 되었다

살다 보니 어른이 되었다. 우리나라 성인 기준은 만 18세 또는 20세 이상으로, 음주, 흡연, 결혼 등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지나면 보통 ‘어른’이라고 칭한다. 그런데 소위 ‘어른 대접’을 받는 것은 조금 다르다. 집안마다 분위기의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 집은 직장을 잡고부터 어른 대접이 시작되었다.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그때부터 어른으로서의 활약(?)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다.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빨리 어른이 되었으니 말이다. 요즘 남자 치고는 빨리 시작했고, 어느덧 십수 년이 넘었다. 물론 그만큼 나이가 들었으니 더 나은 대접을 받을 것 같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냥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에 불과하다. 혹시 지금 나의 어른으로서의 모습은 어렸을 적에 상상했던 모습과 얼마나 닮아 있을까?! 불현듯 이런 생각이 나를 엄습해왔다.

 

 

그러고 나서 내린 결론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된 사람은 없고, 어쩌면 각자가 되고 싶어 하는 어른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이 들었다. 혹시 ‘어른’이라는 것은 영원히 달성할 수 없는 ‘꿈’ 같은 것이 아닐까 말이다. 어른이 되면서 꿈으로부터 하나둘씩 멀어지는 것, 꿈을 잃어버리는 것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서글펐다.

어렸을 적 가장 먼저 마주친 어른은 ‘아빠 그리고 엄마’이다. 무슨 일이 있든 달려와서 내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었다. 어렴풋한 어렸을 적 기억이지만, 계단에서 넘어지고 나서 눈 옆에 상처가 깊게 났던 나를 둘러업고 뛰던 엄마가 기억난다. 아마도 나를 살리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무엇이 어른다운 모습일지 모르지만, 가장 ‘어른답다’라고 느꼈던 최초의 모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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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보고 있는 TV 프로그램 중 ‘어쩌다 어른’이 있다. 여타의 강연 프로그램과 다르게 오직 ‘어른’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 위주이다. 연사들이 말하는 주제의 공통점은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해 이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또는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해 생각을 바꿔보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아마도 이를 기획한 이는 “나이만 먹은 어른 말고,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쩌다 어른이 되었고, 내가 바라는 어른이 되지 못한 이들에게는 가볍게만 지나칠 수 없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생각한다.

 

혹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자기 자신 또는 주변 어른(?)에게 너무나 높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어른의 모습은 영원히 달성하지 못하는 것인데, 그걸 우리 주변에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어른도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어른이 되고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은 어렸을 적에 ‘어른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었다. 각종 음주문화부터 어른들만이 갈 수 있는 공간이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등, 물론 왜 ‘어른’들만 즐기라고 했는지 지금에서야 알 수 있게 되었지만, 특별하지 않았다. 몇 번 해보니, 어른들 모두가 즐기는 것도 아닐뿐더러, 그들 또한 즐길 만한 것이 없어서 억지로 즐기고 있거나, 단순히 함께 즐기기 위해 경험해보는 것이 전부였다.

어른은 특별하지 않다. 또한 좋지도 않다. 오히려 괴롭다.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늘어난 사회적 역할에 스스로를 지워야 할 때를 많이 겪는다. 현실에 부딪혀 꿈을 포기하기도 하고, 남을 위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점점 고려할 게 많아지고, 가장 나중에 나를 위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물론 온전히 원하는 선택이라면 최고이지만, 대부분 주변 그리고 사회로부터 “어른이라면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라고 학습되어진 선택을 하게 된다.

‘N포 세대’ 어쩌면 신종 어른이고, 이전 세대와는 다른 신인류의 출연이라고 본다. 모두를 선택하고 실현할 수 없으니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 선택한 모습에 가까울 수 있다. 또한 모두가 ‘어른’으로서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회적 ‘절대 결기’로 부터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그렇게 되지 않으면 ‘어른’으로서 대접받을 수 없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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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것이 가장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어른도 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그저 나이가 조금 많은 사회적 구성원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만든 ‘어른’에 대한 선입견으로 괴로워한다. 어른이니까… 라는 이름으로 혹시 우리가 바라는 모습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특히, 직장에서도 더욱 그렇다. 모두가 스스로에게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수준은 마치 ‘어른’이라는 추상적 명제와 유사하다. 명확한 기준에 의해 선발하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그냥 뽑는 것인데 꼭 그러한 조건 등을 갖추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고, 그 기준은 내가 아니라, 꼭 나 다음 세대에게 강요하듯이 전가시키고 있다.

나이가 많건 적건, 그곳이 가정, 직장, 사회이든 그냥 모두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사회적으로 합의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최소한의 기준을 정할 수 없다면 적어도 그 기회를 공평하게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정확히 그게 무엇인지 모른다. 다만, 지금 우리 어른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지금 막 어른이 된 친구들과 어른이 된지 수십년이 된 이들에게 가정, 직장, 사회 모두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안타깝다. 그것도 ‘나’라는 존재를 찾기도 전에 몸만 어른이 된 친구들에게 말이다.

 

그냥 어른 말고 ‘내’가 되보는 것은 어떨까

“꼭 어른이 되어야 할까?!” 아마도 윗세대의 어르신들이 들으면 천인공노하실지 모른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우리는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오히려 ① 남들처럼, ② 남들만큼 ③ 남들보다 (잘) 살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다. 그러는 와중에 그냥 ‘어른’이 된 것뿐이다. 때로는 그것 때문에 ‘나’라는 존재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반론을 제기 하고 싶다. 꼭 어른이 되어야 하냐고 말이다.

 

어른이기 이전에 순수하게 ‘나’라는 존재에 대해 알고 싶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행복에 대한 나만의 정의이다. “내가 무엇을 하면 가장 행복하고, 그 행복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이다. 다소 이기적이라고 해도 남들에 맞춰서 ‘때’를 결정되기보다는 내가 정한 ‘때’가 있고, 그 ‘때’를 위해서 노력하면서 스스로가 깨닫지 못한 행복을 알아가는 과정이 어른이 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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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른’이 될 것이다. 이미 어른이 된 어르신들이 세운 사회적 기준에 굳이 따라갈 필요는 없다. 세상은 바뀌고 있고, 90년대 초반 015B의 노래처럼 신인류는 New Normal이라는 말로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우리가 바라는 어른의 기준은 변화하고 있다. 어른이기 이전에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에 변함은 없지만, 사람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행복, 이를 위한 자기결정권을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다시 말해 남들이 늘상 말하는 ‘보통의 기준’으로부터 말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정해진 미래를 안정적으로 걷고 싶다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무언가 빨리 결정되어지고 싶다면, 그냥 결정하면 된다. 그런데 결정한다고 결정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많은 세상이다. 확실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자신이 정한 진로와 관련된 미래라고 말이다. 언제든 변할 수 있고,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다.

 

우리는 어른이기 이전에 미성숙한 인간일 뿐이다. 우리가 내린 모든 결정에는 ‘결함’이 있을 수 있고, 그러한 ‘결점 투성이 결정’에는 늘 부작용이 존재한다. 그 결정이 성공이 아닌 실패로 이어진다고 마치 세상이 끝났다는 듯한 시선으로 봐서는 안된다. 우리 그리고 우리 주변은 서로가 겪어야 하는 실패에 대해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봐 줄 필요가 있다.

 

세상에 가장 확실한 것은 ‘나’라는 존재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내 미래에 대한 결정을 남에게 맡기지 않는 것이다. 오직 스스로가 이야기하는 바에 귀 기울이는 것뿐이다. 그 소리에 집중하여 우리가 바라는 것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할 뿐이다.

그냥 내가 행복하기 위한 가장 최선의 결정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해보는 것이다. 어느 조직에 속하건, 그곳에서 어떤 역할을 맡건 마찬가지이다. 그냥 내가 행복한가 불행한가, 얼마나 만족스러운가 아닌가의 차이일 뿐이다.

 

신입에게 ‘어른스러움’을 강요하지 말자

‘어른’의 ‘기준’은 바뀌어야 한다. 가장 먼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충분한 고찰을 여러 경험과 삶의 변침을 통해 깨달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고등학교 졸업까지 흡사한 환경에서 비슷한 커리큘럼에 길들여진 이들에게 갑자기 스무살이 되고 기존의 ‘어른스러움’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사람마다 다른 얼굴을 갖고 있듯, 각자가 다른 ‘나’에 대해 발견하고 자신만의 행복을 좇을 수 있도록 여유 있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 여유로움을 갖고 있는 것이 어른 또는 고수가 아닐까 싶다.

 

이는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실수를 용인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실수를 줄일 수 있도록 서로 배려가 필요하다. 이는 조직이 개인보다 위대한 이유 중에 하나이다. ‘독립’을 하고 나서 오히려 더욱 소극적으로 일을 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언젠가 ‘조직다운 조직’을 이끌게 되었을 때, 과거의 내 실수가 누군가에게 누가 될 수 있음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번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기회가 필요하다. 지금의 어른들이 어른이 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이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이다.

원문: Eden Kim의 브런치

 

출처 : ㅍㅍㅅㅅ

원문보기 : http://ppss.kr/archives/149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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