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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6 10:10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싫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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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싫은 이유

 

매년 한국에서는 수능시험이 치러진다. 사람들은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의 공부의 결과물이 수능점수라는 하루짜리 시험의 결과로 나온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실제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게 12년의 시간을 대학 입시라는 하나의 목표에 올인해서 살아간다. 그 결과에 따라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웃는다. 한국에서의 교육의 목표는 대학 입시가 되었고,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고 꿈을 꿀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주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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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우리 회사에 들어온 신입사원들에게 인생의 목표나 꿈에 관해서 묻곤 하는데, 많은 친구들이 자신의 꿈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못하고 살아왔다고 대답하는 것에 이제는 크게 놀라지 않게 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난 내 소중한 두 아들을 이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대한민국의 ‘학교 교육’에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내 두 아들은 한국 나이로 5살, 3살이기에 아직 성적이나 교육을 생각하기보다는 건강하고 밝게 자라게 하는 것이 내 목표이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교육을 말하기에는 이른 나이일 수도 있지만 벌써부터 우리 아이들이 겪어야 할 고통과 인생의 소중한 시간들의 낭비가 걱정이 된다. 그것은 내가 거쳐온 시간들, 그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그 고통의 시간들이 지금 생각해보면 쓸데없는 시간 낭비였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난 흔히 말하는 한국 교육 시스템에 잘 적응해서 성공한 케이스이다. 특목고를 거쳐서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교를 졸업했고 미국 유학까지 했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가 학교에서 받은 교육, 특히 중고등학교에서 대학 입시를 위해 받은 교육이 얼마나 쓸모없는 시간낭비이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었는지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난 사실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활자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책을 읽거나 기사와 사설을 읽는 것을 즐긴다. 그리고 여행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내가 알지 못하는 인사이트를 발견할 때 큰 기쁨을 얻는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즐기고 역사소설과 역사 드라마를 좋아한다. 배움과 깨달음의 과정은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큰 아들도 날 닮아서인지 스스로 배우는 것을 즐거워한다. 유튜브에서 태양계의 신비를 찾아서 보고, 인체의 신비와 동물의 세계를 보면서 나에게 배운 것을 자랑한다. 난 우리 아들의 그 지적 호기심이 유지되고 배우고 깨닫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를 계속 알아갔으면 좋겠다. 하지만 한국의 학교 교육은 그 호기심을 죽이고 배우는 것을 고통으로 만들어 버린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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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이해하는 것은 인생을 즐기며 살고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를 알아갈 수 있는 정말 소중한 방법이다.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급 유희중 하나이다. 하지만 내가 학교에서 배운 문학이라는 과목에서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다양한 문학적 해석을 하나의 정답을 알려주고 외우기를 강요한다. 그리고 그 문제를 잘 풀 수 있는가 아닌가하는 어처구니없는 방법론을 배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소설과 시는 즐겨야 하는 대상이 아닌 지루함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정치/경제/사회 과목도 한심하기 그지없다. 어쩌면 이 과목들은 민주국가에서 사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데 정말 중요한 과목일 수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민주시민으로서 우리의 권리가 무엇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시스템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고 고민할 기회를 가지기보다는 왜 외워야 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건들의 연혁과 이름들을 외워야 했다. 왜냐하면, 그게 시험에 나오기 때문이다. 구글링만 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식들을 외워야 하는 시간 낭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시험을 보고 까먹어버린다.

역사 과목이 제일 한심하다. 역사를 이해하고 배우는 것은 지금 내가 사는 삶의 지혜를 줄 수 있는 소중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몇 년도에 무슨 일이 일어났고, 그 일에 대한 의미는 무엇이다라고 정해진 답을 외우게 만든다. 정작 중요한 다양한 시각을 이해하고 역사를 보는 나만의 시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 솔직히 나의 경우는 중고등학교 역사시간에 배운 인사이트보다 삼국지를 몇 번 정독하면서 얻은 삶의 지혜가 더 많았다.

국어 교육은 어쩌면 사회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목일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글이나 말로 표현하고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말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사회생활에 있어 정말 중요한 능력이다. 하지만 난 학교에서 배우는 국어 시간에 이런 것을 배운 기억이 없다.

설득력 있는 글을 쓰거나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 기억이 없다. 삼성에서 일할 때 느낀 것 중 하난는, 미국이나 인도의 엔지니어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120% 포장해서 이야기할 줄 아는 반면, 한국의 엔지니어들은 우리 말로도 자신이 알고 있는것을 50%도 이야기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글로 서술하는 것은 더욱 최악이다. 왜냐하면, 작문하고 발표하는 훈련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어 교육은 쓸모없는 시간낭비이다.

6년이나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도 외국인 앞에서 제대로 말 한마디 못하는 문법과 독해 위주의 영어 교육, 일부 이공계 엘리트들에게는 효용이 있지만 대다수 학생들에게 좌절감을 주는 지나치게 어려운 수학교육과 과학교육, 그리고 기억도 나지도 않는 교련, 기술, 한문 등등의 수많은 과목들은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교사들의 직업 안정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난 한국의 학교를 신뢰하지 않는다. 솔직히 학교는 배우러 가는 곳이 아니라 친구들을 만나고 졸업장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대학 입시 문제를 정해진 짧은 시간 안에 실수 없이 풀고 높은 점수를 맞는 것이 인생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좋은 대학을 가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된다. 그리고 대학을 가고 나면, 우리가 배운 모든 것이 쓸모없는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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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되면 대학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이후에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것이다. 또한, 사회에 나와서 짧은 시간 안에 실수 없이 풀기 위한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우리가 놓쳤던 것들에 대해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가령 어렸을 때 꿈꿔야 했던 것들, 가족들 혹은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기회를 놓쳤던 것들 말이다.

 

솔직히 이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좋은 학교의 졸업장을 인정해주는 사회에서 살면서 다른 선택을 한다는 것이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다. 그래도 나는 내 아이들에게 다른 대안을 찾아주고 싶다. 그 대안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고 있다. 어쨌든 수능이라는 말도 안 되는 대학 입시 시스템에 맞추어져 있는 한국 교육은 정말 피하고 싶다. 그것이 12년 한국의 초중고를 보내고 사회에 나와서 깨달은 나의 결론이다.

 
출처 : ㅍㅍㅅㅅ
원문보기 : http://ppss.kr/archives/1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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