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수어의 날'을 아시나요?
(서울=연합뉴스) 매년 2월 3일은 '한국수어의 날'입니다.
농인(청각장애인)들의 공용어인 한국수어의 사용 권리를 신장하고 한국수어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제고하고자 지정한 법정 기념일로 2021년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기념일이 속한 주간은 한국수어 주간으로 정하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관련 행사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한국수어의 날은 한글날(10월 9일), 한글점자의 날(11월 4일)과 함께 언어 관련 법정 기념일입니다.
그럼, 수어란 무엇일까요?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청각장애인들은 소리로 말을 배울 수 없어 '보이는 언어'를 사용합니다. 이 '보이는 언어'가 바로 '수어'(手語, Sign language)입니다. 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사람을 '농인'이라고 하죠.
한국수어는 '한국수화언어'를 줄인 말로, 한국어나 영어와 같은 독립된 언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수어는 한국어와는 문법체계가 다른 대한민국 농인의 고유한 언어입니다.
수어를 두고 한국어로 말할 때 하는 몸짓(제스처) 같은 것이 아닌가 오해할 수 있는데요. 수어는 단순한 몸짓과는 전혀 다릅니다.
수어는 손과 손가락 모양(수형), 손바닥 방향(수향), 손 위치(수위), 손 움직임(수동) 등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또한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어떤 표정을 짓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가 됩니다.
한국어 문장에 단어만 수어 단어로 바꿔 놓으면 한국수어가 될까요?
한국어와 영어의 문법 체계가 다르듯 한국수어와 한국어의 문법도 상이합니다.
수어는 나라별로 다르다고 하는데요. 한국수어를 사용하는 한국 농인과 미국수어를 사용하는 미국 농인은 상대방의 수어를 배우지 않고는 소통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수어의 역사를 일별해보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수어를 언제부터 사용했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이옥(李鈺, 1760~1815)의 한문소설 '신아전'(申啞傳)에 나오는 농인 대장장이 신탄재(申炭齋)가 손짓과 몸짓으로 고을 아전과 소통을 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일제시대에는 일본수어로 교육했다고 합니다. 해방 직후인 1946년 한글 지문자(指文字)가 창안되고 1963년에는 최초의 한국수어 교재가 발간됐습니다.
이어 1979년 5월 KBS에서 최초로 수어통역이 실시됐습니다. 1999년에는 방송수어통역이 공식화했습니다. 2006년 수어통역사는 국가공인 민간자격이 됐고요.
한국수어는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 제정으로 법적인 인정을 받게 됐습니다.
유창엽 기자 김서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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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 https://www.yna.co.kr/view/AKR202201241190007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