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현장의 소리 | 부산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강경미 사회복지사
중독, 예방과 재활을 위해 공공인프라 확충이 중요해요.
Q. 안녕하세요. 선생님소개, 기관소개 그리고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언제나 유쾌한 분위기 메이커이자 회복자들의 동반자가 되고자 하는 정신건강사회복지사 강경미입니다.
저는 부산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노숙인 등 취약계층 알코올중독문제 관리사업팀 소속으로, 현재 주거불안정계층 중 알코올 중독자 고독사 예방 및 사례관리 사업 담당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고독사 예방 및 사례관리 사업은 술문제가 있는 주거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고독사 고위험군과 관련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조기에 선별해서 지속적해서 사례관리하여 고독사 예방에 일조하고자 하는 신규사업입니다.
Q. 부산중독관리통합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또 주요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부산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알코올 및 각종 중독문제로 고통 받는 개인과 그 가족에게 중독 관련 정보, 상담, 교육, 프로그램, 치료연계 등의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주민 대상 교육 및 홍보·캠페인을 통해 지역 사회의 건전한 인식 조성 및 건강 증진을 돕는 곳입니다.
센터는 센터장님, 상임팀장님 이하 3개의 팀으로 구성되어 사업을 실시하고 있어요.
기본중독사업팀의 경우 위에서 언급된 센터의 전체 업무를 총괄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취약계층과 관련해서는 노숙인 등 취약계층 알코올중독문제 관리사업팀과 좋은마을 알코올 사례관리사업팀으로 대상층을 나누어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노숙인 등 취약계층 알코올중독문제 관리사업팀은 노숙인의 주거주지인 쪽방과 거리 노숙인을 대상으로 사례관리 및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해 신규사업으로 고독사 예방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요.
좋은마을 알코올 사례관리 사업팀은 저소득층 밀집지역인 영구임대 아파트를 거점으로 하여 지역사회 내 도움이 필요한 개인에게 전문적이고 중점적으로 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거점지역 내 유관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Q. 많은 복지관련 분야 중에서도 중독관리통합센터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여러 가지 계기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주변에 술문제나 정신과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었고, ‘무엇 때문에 안 좋아졌던 것일까? 내가 사회복지 분야에서 어떻게 하면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수련과정을 거쳤습니다. 병원에서 수련을 받으면서, 중독문제가 있는 분들과 대화를 자주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 입원한 환자들은 어쩌다 술과 도박에 빠지게 된 걸까? 라는 고민을 하고 대화를 나눠보니 술이 좋아서 드시는 분들도 물론 계셨지만 무료해서, 습관적으로, 삶이 힘들어서 등등.. 너무나 중독에 빠지게 된 계기들이 달랐고, 술 자체가 좋아서 드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대화를 나누면서 중독분야에서 계속 일을 하면서 이분들의 회복을 도우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 분야를 가든 병원보다는 지역사회에서 활동적으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연이 닿게 되어 수련을 종료한 이후, 첫 직장을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서 얻고 일을 하게 되었네요.
Q. 중독관리센터에서 일을 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센터 특성상 대상자가 술에 취해 욕을 하거나 흥분한 채로 전화를 걸거나 내소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 패턴이 한 번 시작되면 하루에 5번 이상 전화 오는 게 짧게는 이주일, 길게는 몇 달을 끌기도 하고요. 안 좋은 패턴이 길면 길어질수록 아무래도 변화가 없다는 생각에 더 힘든 면이 있더라고요. 그럴 때면 곁에 있는 동료들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중독과 관련한 서적으로 공부를 하거나 제 나름의 힐링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을 다스립니다. 반대로 그렇게 증상이 안 좋던 분들이 여러 측면에서 회복이 되었고 나아질 때가 있어요. 그러면 정말 뿌듯한 마음이 들고, 이런 점이 원동력이 되어서 일을 지속하게 됩니다.
Q. 중독과 관련된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중독과 관련된 문제를 예방,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중독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어떠한 중독이건 간에 회복하고 이겨내려면 유해한 중독과 멀면서도 긍정적인 활동들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호소하시는 것이, 술 마시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고, 무료해서 술을 드신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서로 섞여서 여가와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긍정적인 사회적 환경과 토대가 마련 되는 점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4대 중독으로 인한 심각성이 지대하고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100조가 넘게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술로 예를 들자면 24시간 구할 수 있는 접근성이 좋고 사회적으로도 허용적인 분위기에요. 그런데 누구나 중독자가 될 수 있고, 일상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할 정도로 중독이 진행이 되면 혼자 빠져나오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위험하다고 경고를 하거나, 치료 재활을 도와줄 공공 인프라는 현저히 부족해요. 부산에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모든 구에 있는 게 아니라 서구, 사상구, 해운대구 단 세 곳만 있는 것만 봐도 알 수가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건강한 사회, 그리고 중독 예방과 치료재활을 위한 공공인프라 확충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Q. 중독관리센터에서 일 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정말 최근, 올해 8월에 겪은 일인데요. 동구쪽방상담소에서 구두의뢰를 받아 상담을 하게 된 분이 있는데 본인의 형이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이용했다고 하셨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형님 성함을 여쭤보니, 제가 예전에 1년 넘게 상담했던 분이더라고요. 지금은 개인 사정으로 센터를 이용하지 못하시는 분이라 개인적으로는 연이 끊어졌다고 생각을 했는데, 부서이동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그분의 가족과 연이 닿게 되니 너무 신기했고, ‘어떻게 그 많은 직원 중에서 형제가 모두 나한테 상담을 받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아무래도 센터 이름에 ‘중독’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다 보니, 센터를 이용하면 나도 모르게 중독자로 낙인이 생길까 봐 처음 방문하실 때 많이 망설이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금연지원센터는 상대적으로 편하게 가시는 것처럼, 저희도 비슷한 역할이라 생각해주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방문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방문하실 때마다 반겨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