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대안가족 ‘전력 질주’한 어르신에게 어떤 변화가
자활공동체 사업 성과 연구
신체적 육체적 긍정 변화 70%
"이웃과 친밀한 관계가 됐다"
“할 것도 없었지만 이젠 모여서 무엇이든 해 보는 마을이 됐다.”
“주변환경이 달라진 것은 없지만 마음이 즐겁고 함께 함으로써 삶의 활력이 생기고 있다.”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
대안가족 사업이 홀몸 노인에게 정신적·신체적 변화를 일으킨 것은 물론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인식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법인 우리마을은 2018년부터 시작한 ‘대안가족 자활공동체 사업’ 성과 연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연구는 이 사업을 가장 먼서 시작했던 부산 부산진구 개금3동 어르신(2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대안가족 구성원 개인이 느낀 변화에 관한 연구 결과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에 참여하기 전과 비교 했을 때 ‘정신적 변화가 있었느냐’(21명 응답)는 질문에 ▷‘마음이 즐겁고 밝아졌다’ 47.6%(10명) ▷‘이웃이 생기고 안부를 물어봐 주니 심리적 안정감 생겼다’ 28.6%(6명)로 답했다. ‘신체적 변화가 있었느냐’(12명 응답)는 물음에는 ▷‘꾸준한 건강관리와 바깥 활동을 많이 하게 됐다’가 41.7%(5명) ▷‘건강상태가 더 좋아졌다’가 25%(3명)였다. 응답자 70% 이상에게 심리·육체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온 셈이다.
이웃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관계 인식(19명)을 묻는 항목에 ‘이웃과 편하고 친밀한 관계가 됐다’는 답이 36.9%(7명)로 가장 많았다. ‘안부 묻는 사이로 발전했다’ ‘같이 어울리는 관계가 됐다’는 응답은 각각 26.3%(5명)였다. 새로 생긴 대안가족에 인식(29명)은 ‘매우 좋다’가 79.3%(23명)로 압도적으로 많다. 사회적 고립감 호소 수치(최대 4.5)도 줄었다. 2020년 3.37에서 올해 1.31로 절반 넘게 낮아졌다. 사업에 참여한 한 어르신은 “환경적인 변화는 없지만 이웃간의 소식을 항상 공유하는 마을이 됐으며, 일정 정도 안보이면 전화해서 안부와 소식을 확인하는 이웃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대안가족 사업은 부산진구 개금3동 노인이 자활공동체와 협동조합을 자발적으로 구성해 전국 최초로 시작한 사업이다. 계기는 국제신문 기획 시리즈 ‘생애 마지막 전력질주’로 2018년부터 시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대안가족은 지역사회에서 단절 혹은 홀로 된 노인 4~8명을 사회적 가족으로 구성한 뒤 교류하도록 하는 데서 출발한다. 가족이 된 이들은 다른 주민에게 도움을 주는 구성원으로 거듭난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챙기고 관계 기관에 협조를 요청한다.
덕분에 고독사를 예방하는 일도 많았다. 2018부터 지난해까지 고독사 예방 사례는 4건이다. 지난해 홀몸 노인 김모 씨가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지만 모습이 보이지 않고 연락도 닿지 않자 집으로 찾아간 전력질주협동조합원이 쓰러진 김 씨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다. 개금3동에서 시작한 대안가족 사업은 부산 전역으로 확산했다. 2019년 1개동 7개 가족에 불과했지만 현재 9개동에 28개 가족이 있다.
연구를 진행한 홍재봉 부산생명의전화 원장은 “이번 조사로 노인 외로움 고독사·생을 극복하는 대안가족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안하원 우리마을 대표이사는 “대안가족 사업이 공적 돌봄 서비스에 보완적 기능을 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부산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220910.99099002703